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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패밀리킹_도서출판 문학의 빛(파란나비 김윤진 시2편 p.111~117)
천생연분(파란나비 김윤진)
아기 때
익관 대사 예언대로
드넓은 푸른 바다에서
고래같은 당신을 만났죠
카페에서 날 처음 보는
당신의 눈은 보석처럼 빛났죠
날 보고 첫 마다 참 멋지다 했죠
당신과 인연 맺고 당신 닮은
붕어빵 아들도 태어났죠
그 사이 수많은 크고 작은 바람이
아프게 우리 사이를 헤집고 지나갔지만
위기의 순간마다 우리는 굳건히 버텨냈죠
바바람 맞으며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
우리는 견고하게 뿌리를 내렸죠
잘 견뎌준 당신 정말 고마워요
한결같은 당신 정말 감사해요
아~~~ 아~~~
우리는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
웃으며 멀고 먼 인생길
영원히 영원히 영원히
변치 말고 함께 갑시다
집(파란나비 김윤진)
어떤 이는
날 때부터 고대광실
좋은 집에서 태어나고
어떤 이는
오막살이 초가집에서 태어나지
어떤 이는 마당 넓은 수만 평
초호화 주택에서 태어나고
어떤 이는 손바닥만한
임대 아파트에서 태어난다네
어떤 이는
아름다운 여신의 몸을 갖고 태어나고
어떤 이는 콰지모도처럼
볼품없는 몸을 갖고 태어나지
날 때는 좋은 집에서 태어났으나
중간에 사고로 집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
그게 인생이야
나도 멋진 집을 갖고 태어났지만
세상 빛을 본 지 두 해 만에
모진 질병의 바람 불어와 천하를 잃고
순식간에 내 집이 바뀌었다네
그러나 언젠가는
잃었던 천하를 되찾을 날 올 거야
아픔도 슬픔도 눈물도 없는
약속한 그 날을 고대하거든
세상만사 새옹지마
보이는 집에 마음 뺏기지 마
고대광실 멋진 집이라고
갈 때 갖고 가는 거 아니잖아
죽을 먹고 살아도 내 집이 최고지
좁으면 어때 볼품 없으면 어때
너는 고대광실 좋은 집
나는 작은 아파트
따지고 보면 오십보백보
작은 내 집은 사는 데 조금은 불편하지만
그래도 내 집이라 좋아
언젠가는
새집 줄게 헌집 다오
이런 일 있을 거야
한평생 아프고 흔들리는 내 집
두껍아 두껍아
헌집 줄게 새집 다오
아니 아니
반석 위에 지은 집 줄게
헌집 다오
부르는 그 목소리 있을 때까지
잠깐 이 집을 빌려 쓰는
난 하숙생일 뿐이야
아~~~
멋진 새집으로 입주할
그날이 다가오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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